내가 적립한 포인트, 기업에겐 무시무시한 '빚'?

2017-09-30 18:03
경제 이야기
written by hw


 


천문학적 규모로 커진 포인트 시장

 

경제 생활을 하는 분들이라면 대부분

여러 멤버십에 가입해 

포인트 제도를 활용하고 계실 겁니다. 

 

최근 각종 포인트 서비스는 

단순한 충성고객 마케팅의 수준을 넘어 

전자결제 등과 결합한 

‘제2의 화폐’로도 진화하고 있는데요,

 

국내에서 발행된 포인트나 마일리지의  

전체 규모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금융결제원은 한국의 포인트 발행 규모를 

2조3,759억 원으로 추산했습니다.

(2010년 기준)


(스마트폰을 통한 멤버십 결제 서비스. ©삼성전자)

 

신용카드 20개사가 1조6,223억 원, 

항공 2개사 3,467억 원, 

이동통신 3개사 3,241억 원,  

정유 2개사 838억 원 등의 순인데요, 

 

관련 업계에서는 다른 업체까지 포함하면 

실제 포인트 시장의 규모는 

수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포인트에 숨은 자물쇠 효과 

 

대기업마다 통합 멤버십을 도입해 

고객들을 여러 계열사로 끌어 모으려는 

전략을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이런 포인트 마케팅의 효과를 설명하는 

경영학 이론으로 

자물쇠 효과(lock-in effect)가 있습니다. 

 

쌓아 놓은 포인트가 아까워서라도 

고객 스스로 빗장을 채워 

거래하던 곳을 바꾸지 않게 만드는 것이죠. 

 

적립된 포인트가 많으면 

기업들이 애초에 염두에 둔 이 목적이 

잘 달성됐다고 볼 수 있겠지만, 


사실 재무제표상으로는

큰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회계장부에는 ‘부채’로 잡혀



(항공사들은 마일리지 소진을 독려하기 위해 유효기간 도입, 제휴처 확대 등을 꾸준히 시행하고 있다. ©대한항공)

 

회계적 관점에서 포인트는  

고객이 요청하면 언제든 돌려줘야 하므로 

기업에게는 일종의 ‘채무’가 됩니다.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르면  

기업은 자사가 발행한 포인트만큼 

충당금을 쌓아야 합니다. 

적립한 충당금은 회계상 부채로 처리되죠. 

 

제품값의 5%를 포인트로 쌓아주는 

빵집을 예로 들어볼까요? 


소비자가 이 빵집에서 2만 원을 내고  

케이크를 사면 포인트 1,000점이 적립되죠. 

 

기업은 소비자에게서 2만 원을 받았지만 

회계장부에 매출은 1만9,000원만 잡히고 

지급한 포인트 1,000점은 

1,000원의 '이연수익', 즉 부채로 인식됩니다. 

 

이것이 실제 수익으로 바뀌는 때는 

소비자가 포인트를 써서 물품을 사거나 

유효기간 만료 등으로 소멸되는 시점입니다. 

 


"포인트 쓰세요" 자꾸 권하는 이유 

 


(소비자가 빵집에서 멤버십 카드를 사용하는 모습. ©삼성전자)

 

대부분의 기업이 포인트나 마일리지에 

유효기간을 정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회계 결산기를 앞둔 시기에는

포인트 사용을 독려하는  

홍보물이나 이벤트가 많아지기도 하죠.  

 

물론 업체 관계자들은 

“실질적으로 갚아야 하는 돈이 늘거나 

재무구조가 나빠지는 건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엄연히 각종 회계지표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기업으로선 포인트로 인한 부채가 늘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생깁니다. 



(여러 멤버십을 스마트폰에 통합하는 전자지갑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다. ©SK플래닛)

 

원래는 유효기간이 없던 항공사 마일리지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소멸되도록 

10년 전쯤부터 대폭 개편된 것도 

부채비율에 주는 악영향 때문이었습니다. 

 

마일리지를 비롯해 여러 포인트가 

다른 제휴업체 매장에서도 쓸 수 있도록 

사용처가 확대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비자들의 포인트 활용을 적극 유도해 

가급적 빠르게 소진되도록 만들려는  

포석이 숨겨진 것이죠. 


 

포인트는 정말 공짜일까 


포인트는 잘만 활용한다면

알뜰 소비에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포인트는 정말 공짜일까’하는 점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포인트 마케팅하면 빠질 수 없는 여러 카드사들)

 

경제학자들은  

포인트는 숨겨진 비용이며

이 때문에 상품 가격에는 

이미 포인트가 반영돼 있다고 지적합니다. 

 

기업들이 공짜 포인트를 주는 건 

‘충성도’라는 반대급부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금전적으로는 공짜처럼 보여도 

경제학의 관점에서 보면 

소비자는 포인트를 주는 가게나 제품에 

충성도라는 대가를 지불한 셈이라는 것이죠. 

 

적립을 활용하지 않는 비회원에게 

포인트 비용이 전가된 비싼 가격을 

‘덤터기’ 씌우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단순한 부가서비스처럼 보이는

포인트 제도에는 사실,


기업과 소비자의 보이지 않는 ‘밀당’과

회계처리 등에 얽힌

복잡한 이해관계가 숨어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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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hw

신문공장 노동자

hw@cidermic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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