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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영에 참여하는 횡령 대통령?

By 사이다경제 2017.02.27



꼭 한번 가고픈 나라프랑스엄청난 유물들과 아름다운 경치독특한 문화는 빠듯한일상을 사는 우리에겐 꿈만 같은 곳이죠괜히 바게트 빵을 우물거리며,흐린 하늘 아래 센(Seine) 강변을 멋드러지게 걸으며 파리지앵의 분위기에 취해보고 싶기도하고요.


 


비록 여러 차례의테러나 위협으로 대내외 불안이 커지고 있지만무엇보다 현재 프랑스의 최대 화두는 바로 대선입니다오는 4 23일에 1차 대선이예정되어 있죠.


 


프랑스의 대통령 선거방식은 우리와 많이 다릅니다두 번에 걸쳐 투표를 실시하는데, 1차투표에서 과반 득표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2차 투표를 치릅니다또한프랑스는 프랑스 고유 영토 뿐만 아니라 프랑스령()에 속한 해외영토들그밖에 해외 각지의 공동체(communauté)와전 세계 재외국민도 투표에 참여하므로 규모가 상당합니다.


 


대선 판을 외로이 떠도는 망령


 


2016년 가을미국 대선이 진행되던 때부터 프랑스 안에선 선거 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는데,지난 2012년부터 지금까지 프랑스 선거판에서 마치 지박령(地縛靈)처럼 오랫동안떠도는 이름이 있습니다그 이름은 바로


 



 


(2008 7 14일혁명기념일 기념식에 참석한 사르코지. ©Marie-Lan Nguyen)


 


프랑스 23대 대통령인 니콜라 사르코지(Nicolas Sarkozy)입니다프랑스 대통령이라면관습적으로 졸업해야 하는 최상위 교육기관인 그랑제콜(grandes écoles)을 역사상 최초로 거치지않고 대통령이 된 것이나영부인이자 예술가인 카를라 부르니(CarlaBruni)의 독특한 이력으로 이름깨나 날린 인물입니다그러나학력이나 아내보다 그를 붙잡고 있는 것은 바로 횡령 혐의입니다.


 


2012년 재선 당시 선거 캠프 재정담당이던 제롬 라브리외(Jérôme Lavrilleux)는 사르코지가 초과된 대선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소속 당에서 계약한 홍보회사 ‘비그말리옹(Bygmalion)’의 회계 장부를 조작해 약 2250만 유로(한화 270억 상당)을유용했다고 폭로합니다물론 어딜 가나 그렇듯 본인은 아니라며 딱 잡아 떼고 있습니다


 



 


(1979 10 3일 한 연못에서 사체로 발견된 로베르 불랭(Robert Boulin). 당시 노동정책부 장관이던 불랭의 적대 세력에 의한 정치적 살인이라는 논란을 일으켰다제롬은 “불랭처럼 20cm 깊이물 속에서 수영하는 법을 알고 싶지 않다면서 자신에게 미칠 정치적 보복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gettyimages)


 


그렇게 추락하던 사르코지가문득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형 호텔 체인의 이사진에 선임됩니다.


 


빛나는 30년 우정


 


사르코지를 발탁한곳은 호텔 체인 아코르호텔(Accorhotels)’. 호텔브랜드 인터컨티넨탈(Intercontinental)’을보유한 ‘IHG’, ‘힐튼(Hilton)’, ‘메리어트(Marriott)’, 호텔 브랜드 라마다(Ramada)’를 보유한 윈드햄(Wyndham)’과 함께 세계 5대 호텔 체인으로 그 명성이 자자한곳입니다.


 


보유하고 있는 호텔브랜드는 고급형 소피텔(Sofitel)’부터 풀만(Pullman)’, ‘노보텔(Novotel)’,‘메르큐어(Mercure)’, ‘이비스(ibis)’ 등다양한 브랜드로 분류되어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권에 많이 진출해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아코르호텔 본사. ©Maibp85)


 


아코르호텔은 현지시각으로지난 2 21일 화요일,성명을 통해 니콜라 사르코지를 만장일치로” 이사진에임명한다고 밝혔습니다이 결정으로 사르코지는 그룹 내 국제 사업 전략 담당을 책임하여 근무하게 됩니다.


 


이에 프랑스 일간지르몽드(Le Monde)는 이러한 결정을 보고 대박(joli coup)!”이라면서 비꼬았는데요사르코지의 업무 능력이나경력을 떠나서 프랑스 사회에서 이 같은 인식이 심어진 것은사르코지와 그룹 회장과의 은밀한 관계 때문이었습니다.


 


우리가 남이가?


 


 


(세바스티앙 바쟁. ©Alchetron)


 


현 아코르호텔그룹회장인 세바스티앙 바쟁(Sébastien Bazin)은 사르코지와 30년 가까이 되는 우정을 이어왔습니다결정적 계기는 사르코지가 뇌이쉬르센(Neuilly-sur-Seine)의 시장으로 재임하던 1993년에 있었죠.


 


1993 5 13파리 북서부에 인접한 뇌이쉬르센의 한 유치원에서 끔찍한 사건이 일어납니다.수업을 받던 21명의 아이들이괴한에게 납치되어 인질극이 벌어졌는데이 인질 중에는 바쟁 회장의 둘째 딸도 있었죠.


 


 



 

(1993 5 13일 유치원 인질극 사건 종료 직후 현장에 모인 학부모©gettyimages)


 


이에 사르코지는 시장으로서사건 해결을 위해 직접 진두지휘하며 개입했고다행히 한 명의 부상자도 없이 전원 무사 구출 되었습니다바쟁은 자신의 금쪽같은 딸을 살려준 사르코지를 전적으로 신뢰하게 되며 깊은 감사를 표했습니다.


 


친구 좋다는 게 뭐겠나


 


이후 둘의 관계는급속도로 좋아집니다지난 2006바쟁은 미국 사모펀드 콜로니캐피탈(Colony Capital)과프랑스 제일의 축구 클럽 파리생제르망(Paris Saint-Germain, PSG)에 대한 지분 확보로투자를 진행하게 되지만그다지 좋은 성과를 내진 못했습니다바쟁은힘 있는 친구에게 손을 내밀게 됩니다.


 


 



(PSG의 구장인 파르크 데 프랭스(Parc des Princes). 1972년 신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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