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주역의 등장: 고소득 맞벌이 부부가 만드는 시장 변화


오늘날 부동산 시장은 우리가 알던 기존의 상식과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강력한 구매력을 가진 고소득 맞벌이 부부가 있습니다. 현재 30대의 맞벌이 비중은 61.5%에 달하며, 업데이트 시 63~65%까지 추정됩니다. 40대 또한 59%에 이르는 등, 세 집 중 두 집이 맞벌이인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이들의 결합자본력은 가구 소득을 월등히 높여, 집값 대비 소득 비율(PIR) 통계마저 왜곡하는 현상을 만듭니다.


실제로 집을 구매하는 주체인 30~40대 맞벌이 가구의 소득은 평균치보다 훨씬 높아, 집값이 급등했음에도 이들에게는 상대적으로 PIR이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작년에 30대가 서울 아파트를 4년 만에 가장 많이 매수했던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존 대출 규제 속에서도 억대의 자본을 동원할 수 있는 이들의 등장은 시장의 불안이자 교란의 가능성으로 작용하며,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부동산 시장을 '평균'이 아닌, 실제 행위자들의 움직임을 미시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울 및 수도권 부동산, 지역별 양극화와 전략적 접근


서울 아파트 시장은 마치 클럽제처럼 특별한 구매력을 갖춘 이들에게 접근성이 높은 특성을 보입니다. 수도권 내에서도 경기도는 남북 간에 극명한 편차를 보이며 다른 양상을 나타냅니다. 경기 남부 지역은 삼성전자, 하이닉스와 같은 고부가가치 기업들이 밀집해 있어 성장주와 같은 흐름을 보입니다. 과천, 분당, 판교, 동탄 신도시 등이 대표적이며, 동탄 역세권 아파트가 최근 19억 4천만 원까지 거래되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집값 상승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특히 SK하이닉스 직원의 출퇴근 동선과 연관되어 강동구와 하남시의 주간 상승률이 높게 나타나는 등 일자리의 힘이 주택 가격을 결정하는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반면, 경기 북부 및 인천, 일산 지역은 그동안 가격 상승폭이 미미하거나 (고점 대비 -20~25%) 상대적으로 덜 올라 가치주와 같은 특성을 가집니다. 해당 지역에 직장을 둔 실수요자라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지금이 매수 적기가 될 수 있습니다. 분당, 판교에 진입하기 어려운 젊은 세대가 직주근접성을 확보하며 용인 수지로 유입되어 과거 은퇴자 타운에서 영타운으로 변화하는 것처럼, 시장에서는 순환매 현상이 나타나며 최상위 입지가 아니더라도 개개인의 코드에 맞는 지역이 주목받을 수 있습니다.




지방 아파트 시장, 오해를 벗고 새로운 흐름을 읽다


지방 아파트 시장 역시 무조건적인 침체가 아닌, 지역별 다극화 현상 속에서 새로운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2~2023년에 수도권보다 가격 하락폭이 작았기 때문에 회복 속도가 늦게 느껴질 뿐, 실수요 중심으로 움직이는 지방 시장은 외부 충격에 비교적 둔탁하게 반응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울산, 부산, 진주 등 수출 경기가 좋은 지역은 제법 올랐고, 대전은 세종과 함께 움직이는 등 지역별 편차가 큽니다.


또한, 많은 이들이 지방의 미분양을 시장 침체의 신호로 보지만, 이는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어 기존 매매가보다 비싸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 대부분입니다. 시장이 회복되면 기존 아파트 가격이 먼저 오르고, 그 후에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는 구조를 보입니다. 올해 지방 아파트 가격은 플러스로 전환되며 작년 7월경부터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더 주목할 점은, 현재 주택거래에서 아파트 쏠림 현상이 매우 심화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작년 우리나라 전체 주택 거래량의 78%가 아파트였고, 지방 광역시에서는 광주 92%, 대구/울산 91%로 서울(65%)보다도 아파트 선호 현상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낡은 상식은 통하지 않아! 미시적 관점으로 시장을 해독하라


지금의 부동산 시장은 과거의 고리타분한 분석 툴이나 고정관념으로는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고소득 맞벌이의 보편화, 급속한 고령화 등 인구 구조 및 사회 문화의 급변은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습니다. 단순한 통계나 '평균'에 매몰되지 않고, 마이크로 세그멘테이션, 즉 개별 행위자들의 움직임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공간의 가치 소비에 주목해야 합니다.


집값과 소득을 단순히 평균적으로 비교하는 PIR과 같은 지표만으로는 변화하는 시장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습니다. 실제 구매력을 가진 계층의 소득과 소비 행태를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면밀히 분석해야 합니다. 시장은 항상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구체적인 변화에 초점을 맞출 때 비로소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 현명한 투자 판단과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본 콘텐츠는 사이다경제가 운영하는 유튜브 '부티플' 채널의 박원갑 박사 인터뷰 영상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