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화학주 넘어 AI 반도체 소재 기업으로 대전환
현재 시장은 롯데케미칼을 전통적인 화학 사이클 회사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3배에 불과하여, 회사가 가진 자산가치의 3분의 1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4년 연속 적자라는 숫자는 이러한 시장의 시각을 대변합니다. 그러나 롯데케미칼은 내부적으로 AI 반도체 소재 기업으로의 대대적인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이 변화가 아직 시장의 인식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상태, 즉 '프레임 미교체 구간'에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반도체 소재 산업은 '인증 산업'이라는 특성을 가집니다. 신규 소재가 실제 납품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샘플 공급, 공정 적합성 테스트, 수율 검증, 양산 승인 등 길게는 2년까지 소요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러나 일단 승인을 받으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와 같은 최상위 고객사들에게 안정적이고 반복적인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유가 변동에 따라 매출이 들쭉날쭉하는 석유화학 사업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의미합니다.
글로벌 1위 TMAH, 생산 능력 확대로 실적 가속화
롯데케미칼의 첫 번째 핵심 성장 동력은 TMAH(테트라메틸암모늄하이드록사이드) 사업입니다. TMAH는 반도체 미세 회로 패턴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화학물질로, 없으면 반도체 제조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롯데정밀화학과 일본 도쿠야마의 합작법인인 한덕화학은 이 TMAH 시장에서 글로벌 시장점유율 35%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소재를 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 대만, 미국, 일본 단 4개국뿐입니다. 한덕화학은 신규 진입 단계가 아닌, 이미 확고한 1위 지위를 바탕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단계에 있습니다.
현재 평택에 1,300억 원 규모의 신공장을 건설 중이며, 2025년 하반기 착공하여 2026년 말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이 공장 가동은 기존 울산 공장에서 평택까지의 물류 거리를 6분의 1로 줄여 물류비 절감은 물론, 늘어난 생산 능력이 곧바로 매출 증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1위 기업의 생산 능력 확대는 신규 진입 검증의 시간을 단축하고 곧바로 실적에 기여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집니다.
AI 반도체 핵심 소재 '회로박'과 '슈퍼EP' 사업 전망
두 번째 성장 동력은 AI 회로박 사업입니다. 롯데케미칼의 자회사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구 일진머티리얼즈)가 담당하며, AI 반도체 및 서버용 회로기판에 사용되는 얇은 동박(구리를 얇게 편 소재)을 생산합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국내에서 회로박을 유일하게 제조하는 기업입니다. 생산 능력(CAPA)은 2025년 6,700톤에서 2028년 38,000톤으로 약 5.7배 급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HVLP3, HVLP4와 같은 고사양 제품은 2026년 3분기부터 본격적인 공급이 시작될 예정이며, 이는 AI 가속기 및 고성능 서버에 필수적인 프리미엄 등급입니다. 또한, 두산전자BG와의 협력을 통해 AI 반도체 핵심 부품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으며, 증권가에서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2027년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슈퍼EP(엔지니어링 플라스틱)입니다. 슈퍼EP는 일반 플라스틱보다 강하고 열에 강한 고기능성 소재로, PEK, PPA 등 최고급 등급은 피지컬 AI 로봇, 우주항공, 전기차 모빌리티 등 첨단 산업에 활용됩니다. 롯데케미칼의 100% 자회사인 롯데엔지니어링플라스틱이 전남 여수에 50만 톤 규모의 율촌 컴파운딩 공장을 건설 중이며, 2026년 하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회사 측 가이던스에 따르면 풀가동 시 매출 2조원, 영업이익률 5~10%를 목표로 하고 있어, 현재 롯데케미칼 전체가 적자 상황임을 고려할 때 이 공장 하나만으로도 회사 전체 실적 그림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집니다.
지금이 기회? 시장의 오해와 주가 상승을 이끌 촉매제
현재 롯데케미칼의 연결 실적은 2025년에도 약 9,436억 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되는 등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세부 사업 부문을 살펴보면, 첨단 소재 부문은 이미 흑자를 유지하고 있으며, 정밀화학 부문은 2026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4% 증가하는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이 이미 작동하고 있습니다. 즉, 기존 범용 화학 사업의 적자를 신사업 부문의 성장이 상쇄하기 시작한 단계입니다.
시장이 롯데케미칼을 PBR 0.33배의 옛 화학 회사로 평가하는 동안, 회사는 TMAH 글로벌 1위 사업의 케파 확대 직전, AI 회로박 양산 초입과 5.7배 케파 확대 진행, 슈퍼EP 공장 준공 예정 등 긍정적인 변화의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과 현실의 갭'이 투자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투자가들이 주목해야 할 주가 상승의 핵심 촉매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평택 TMAH 신공장 가동: 2026년 말 가동 시작과 함께 실제 매출 증가가 기대됩니다.
2. 회로박 고사양 제품(HVLP3, HVLP4) 본격 공급: 2026년 3분기부터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것입니다.
3. 첨단 소재 매출 비중 변화: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첨단 소재 매출 비중을 6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만큼, 분기별 실적 발표 시 이 비중의 변화를 주시해야 합니다.
이 중 하나라도 본격화되면 시장의 프레임이 바뀌면서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하는 결정적인 타이밍이 될 것입니다. 주가는 항상 실적 발표 이전에 움직인다는 점을 기억하고, 시장이 확신을 갖기 직전의 이 구간을 면밀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 콘텐츠는 사이다경제가 운영하는 유튜브 '부티플' 채널의 김규동 이사 인터뷰 영상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