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공식의 변화: '금융 심화' 시대의 자산 관념


2010년대 이후 우리 경제는 '금융 심화(Financial Deepening)'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전통적인 경제 공식이 크게 변했습니다. 실물 경제와 금융 시장이 디커플링(decoupling)되어 따로 움직이는 현상이 심화된 것이죠. 예를 들어, 미국의 고용 지표가 나쁘게 나오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뉴욕 증시가 오르고, 국내에서도 실물 경제 역성장에도 불구하고 주가지수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더 이상 공장, 고용, 생산 같은 실물 지표보다 주식, 채권, 부동산 같은 금융 자산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커졌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사람들의 의식 구조와 사고방식마저 바꾸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좋은 직업과 높은 월급이 부의 상징이었다면, 이제는 젊은 나이에 적극적인 재테크를 통해 자산을 불려 여생을 편안하게 보내고자 하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고학력 전문직이나 고위 공무원조차도 자산 증식에 실패하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대기업 임원이 팀장보다 자산이 적어지는 현실은 유동성 시대의 자산 관리 중요성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의대 열풍 역시 투자를 위한 시드머니 마련과 무관하지 않으며, 의사들조차 투자에 적극적인 것은 변화된 경제 환경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음을 방증합니다.


2026년 대규모 유동성 폭발과 부동산 시장의 미래


우리나라는 2005년경까지 경제 성장 속도와 통화량 증가 속도가 유사하여 개인이 통화량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됐습니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에는 대출과 통화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이 일찍 겪었던 주거비 실질 지출 인식을 뒤늦게 경험했습니다. 과거 만기일시상환 방식의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 제도는 실질 주거비 부담이 적었으나, 정부의 원리금 상환 방식 강제와 전세대출 도입으로 인해 이제는 주거를 위해 지출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2010년대 낮은 금리를 활용해 공격적으로 대출을 받아 자산을 불린 사람들이 현재의 승자입니다. 통화량 증가는 2020년대에도 계속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에서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한 사람이 승자가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원리는 내가 살고 있는 단지에서 나의 소득이 가장 낮다면, 다른 사람들이 더 많은 대출을 내어 같은 단지의 다른 세대를 매입할 때 나의 자산 가치가 함께 올라가 가장 유리한 게임을 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는 것입니다. 가처분 소득의 30%까지 주거비로 사용하는 것은 글로벌 표준임을 상기하며,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유동성 흐름 속에서 대출을 너무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AI가 열어줄 '인플레이션 없는 성장': 자산 시장의 새로운 기회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케빈 워시(Kevin Warsh)는 AI가 생산성을 높여 물가를 자극하지 않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만약 그의 예측대로 AI가 인플레이션 없는 성장을 이끌어낸다면, 이는 자산 시장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는 21세기 초입 중국이 WTO에 가입하여 저렴한 인건비로 전 세계에 물건을 수출하고 다른 나라의 물건을 수입하며 세계 경제의 골디락스 시대를 이끌었던 것과 유사한 역할을 AI가 하게 될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당시 중국의 역할 덕분에 물가가 오르지 않고 저금리를 유지할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 투자한 사람들이 크게 성공했습니다. 만약 AI로 인해 다시금 생산성이 향상되고 물가가 낮아지며 금리마저 낮아진다면, 이러한 유동성 증대의 시대가 다시 펼쳐질 수 있습니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금리 흐름을 잘 살피고 대출을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워시가 매파로 분류되어 시장에 조정을 가져오기도 했지만, 공화당 인사로서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산 시장에 큰 충격을 주는 통화 정책을 펼칠 가능성은 낮습니다.


영리한 투자자의 대출 활용법: '영끌' 전략의 재해석


통화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시대에는 자산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010년대 이후 통화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이는 2020년대에도 계속될 흐름입니다. 이 흐름 속에서 대출을 활용한 자산 증식은 더 이상 무모한 행위가 아닌 영리한 투자 전략으로 재해석될 필요가 있습니다. '영끌'이라는 개념을 단순히 비싼 것을 사기 위해 빚을 많이 내는 것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내가 속한 자산군(단지)에서 소득이 가장 적은 사람이 가장 유리한 게임을 하고 있다는 관점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즉, 나보다 신용 여력이 좋고 소득이 높은 사람들이 더 많은 대출을 받아 같은 자산을 매수할 때, 내가 보유한 자산의 가치 또한 함께 상승하여 내 자산이 확 불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거비로 가처분 소득의 30%까지 쓰는 것은 전 세계적인 표준입니다. 무작정 빚을 두려워하기보다는, 지속적인 유동성 증가 흐름 속에서 자산을 효율적으로 불려 나갈 기회를 놓치지 않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본 콘텐츠는 사이다경제가 운영하는 유튜브 '부티플' 채널의 손진석 기자 인터뷰 영상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