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고민: 2026년 전망과 금융 안정의 무게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당분간 낮게 평가됩니다. 특히 내년(2024년)에는 한국은행 단독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만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리스크 심화로 금리 인상 기조로 전환한다면, 내년 연말쯤 한국도 이에 동조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 확률은 높지 않습니다.

한국은행은 과거 미국보다 3분기 정도 빠르게 금리 인상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만큼 큰 폭으로 인상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2021~2022년 미국의 두 자릿수 물가 상승률과 비교해 한국의 물가 상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던 점,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 경제의 취약한 구조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높은 가계부채 비율, 자영업자 비중, 그리고 부동산 의존도가 높아 금리 인상 속도를 빠르게 가져갔다면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이 왔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따라서 한국은행은 물가와 환율 안정보다는 금융 안정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펼쳤고, 이는 경제가 붕괴되는 것을 막는 데 기여했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한 '청구서'가 현재 나타나고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경기 침체를 감수하고 환율이나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다시 올리는 것은 현재로서는 한국은행에게 매우 어려운 선택이 될 것입니다. 이자 부담 증가와 소비 위축, 연체율 급증은 금융 시스템 건전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행은 당분간 금리 인상에 매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구조적 장기금리 상승 시대, 부채 관리 필수!


단기금리의 움직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장기금리의 추세입니다. 전문가들은 지난 40~50년간 이어져 온 장기금리의 하락 추세가 끝나고, 이제는 추세적인 상승기로 진입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는 경제 상황이 좋든 나쁘든 장기금리가 전반적으로 오르는 그림을 예상하게 합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의 핵심 원인은 자금 수급 불균형입니다. 과거에는 민간 중심의 저축이 투자보다 많아 금리가 안정되었지만, 현재는 전 세계 정부들이 막대한 돈을 지출해야 하는 반면, 생산 가능 인구 감소로 저축은 충분히 늘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즉, 돈을 필요로 하는 쪽이 돈을 공급하는 쪽보다 훨씬 많아지면서 장기적으로 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것입니다.

이러한 시대에는 개인과 기업 모두 부채 부담을 낮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과도한 부채는 금리 상승기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고 관리 가능한 수준의 부채를 유지하는 전략이 필수적입니다.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장: 금리 상승의 이자 부담과 자산 선택


장기금리의 추세적인 상승은 한국 부동산 시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미국과 달리 한국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여전히 높기 때문입니다. 가계 자산의 70% 이상이 부동산, 특히 주택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이 급증하고, 이는 자연스럽게 부동산 거래 급감가격 하락 압력으로 이어집니다.

이미 이러한 현상은 어느 정도 진행 중이며, 특히 외곽이나 중소도시의 비우량 부동산들은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금융기관의 건전성 문제로 전이될 정도는 아니지만, 잠재적 위험은 존재합니다.

부동산 투자에 있어서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됩니다. 인플레이션 시대에 실물 자산은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자산의 유동성입니다. 주식 시장에서 M7과 같은 핵심 우량주에 투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역시 언제든지 팔고 나올 수 있는 핵심 자산(똘똘한 한 채) 중심으로 선택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또한, 무리한 레버리지(영끌)는 매우 위험합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구조적으로 상승하는 트렌드라면 채무자에게 유리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감당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적절한 수준의 레버리지를 활용하여 실물 자산을 매수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핵심은 과도하지 않은 '관리 가능한' 레버리지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달러 패권 변화와 자산 다변화 전략


글로벌 경제에서 달러 패권의 변화 가능성에 주목해야 합니다. 올해 달러 인덱스는 약 9% 하락했으며, 유로화, 브라질 헤알화 등 다른 통화들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이는 달러의 추세적인 약세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장기적으로(10~30년) 달러 패권의 변곡점을 지나고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나 동맹국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판적 태도 등 지정학적 변화도 달러 자산 보유의 위험 인식을 높일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처럼 해외 달러 자산이 많은 국가(부채보다 1조 달러 이상 많음)의 투자자들에게는 달러 약세가 평가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물론 달러 약세 시 전 세계 위험 자산 시장이 랠리를 펼치는 경향이 있어 전체적인 분위기는 괜찮을 수 있지만, 과도한 달러 익스포저는 금융기관의 건전성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무작정 달러 자산을 계속 늘리기보다는 자산 다변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난 10~15년간 "미국, 달러" 일변도의 투자에서 벗어나, 총 자산 중 달러 비중을 70~80% 정도로 조절하고 나머지 20~30%는 다른 나라 통화나 자산에 투자하여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몇 년간 미국 주식 외 다른 국가들의 주식 시장이 더 높은 상승률을 보인 점도 이러한 다변화 전략의 필요성을 뒷받침합니다.



*본 콘텐츠는 사이다경제가 운영하는 유튜브 '부티플' 채널의 신동준 교수 인터뷰 영상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