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계약 취소 폭증, 그 원인은?


최근 서울 아파트 매수 후 계약 취소 비율이 2020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전체 아파트 거래 건수 중 약 7.4%에 달하는 계약이 취소되었으며, 이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최근 그 비중이 매우 커진 양상입니다. 특히 서울 내에서도 용산구와 성동구의 계약 취소율은 10%를 넘어서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평균 1억 3천만 원이 넘는 위약금을 감수하면서까지 계약을 취소하는 주된 원인으로는 대출 규제로 인한 중도금 및 잔금 지불의 어려움이 꼽힙니다. 예상보다 강화된 대출 심사와 금리 인상 등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계약 해지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입니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신고가 거래를 위장한 가격 조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특정 아파트 단지에서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고가에 계약한 후 의도적으로 취소하는 방식으로 시장 통계를 왜곡시킬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는 정부 관련 기관에서 발표하는 매주 변동되는 아파트 가격 통계가 실제 거래가 아닌 호가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시장 정보의 왜곡 가능성을 높인다는 설명입니다.


성동구의 높은 취소율에 대해서는 강남 3구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풍선효과를 기대했던 지역이었으나, 막상 규제 강화와 대출 제한으로 인해 풍선효과가 한계를 맞이했거나, 또는 예상보다 일찍 거품이 빠지는 신호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강뷰 고가 아파트 시장 흔들림 포착


고가 아파트 시장의 견고함에도 균열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최근 광진구 롯데캐슬 리버파크 시그니처 84㎡의 매매가가 24억 원에서 4억~5억 원 급락한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이 아파트는 한강뷰 프리미엄을 갖춘 대표적인 고가 단지로, 한강벨트 지역의 시세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랐던 상황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하락세입니다.


특히 해당 매물은 청약 제한이 없어 투기 수요가 몰릴 수 있는 보류지였음에도 불구하고, 입찰가가 14억 원까지 떨어졌는데도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는 현재 부동산 시장이 심각하게 냉각되어 있음을 보여주며, 이러한 냉각 현상이 서울 중심지 고가 아파트 시장에도 확산될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한강뷰 아파트의 가격 급락은 전체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부동산 정책 효과와 시장의 눈치보기


10월 15일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며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는 등 단기적인 정책 효과는 일부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효과가 장기적으로는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시장 참여자들은 정부가 과거 진보 정부처럼 효과 없는 정책으로 집값을 다시 끌어올릴지, 아니면 과거와 다르게 강력하고 제대로 된 정책으로 시장을 안정화시킬지 관망하며 눈치 보기 상태에 들어섰습니다. 만약 정부가 시장에 효과적인 '제3의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부동산 시장은 다시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정책의 불확실성이 시장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역대급 '비정상' 시장, 대출 보유자의 불안


지난 30년간 부동산 시장은 인구 증가, 소득 증가, 높은 경제 성장률에 힘입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우상향하는 사이클을 보였습니다. 인플레이션은 부동산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중요한 요인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저출산, 0%대 경제 성장률, 소득 정체, 내수 경기 침체 등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제로금리 정책으로 인해 떨어져야 할 시기에 집값이 이례적으로 상승했고, 2022년 금리 인상기에는 정부의 정책금융 지원으로 다시 시장이 잡히는 등 "비정상적인 사이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부동산 시장 상황이 30년 넘게 지켜본 과거 어느 때와도 달랐다고 진단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출을 받아 고가 주택을 매수한 집주인들은 높아진 금리 부담과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감으로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집값이 떨어지면 레버리지 효과는 사라지고 오히려 큰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대출 없이 오랜 기간 거주한 은퇴 세대 등은 재산세 부담 경감을 위해 오히려 집값 하락을 원하는 경우도 있어 대조를 이룹니다.


*본 콘텐츠는 사이다경제가 운영하는 유튜브 '부티플' 채널의 서동기 박사 인터뷰 영상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