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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득일까, 손해일까? 알쏭달쏭한 핸드폰의 세계>
요즘 사용하고 있는 말 중 '호갱'이란 단어를 아시나요? '호구 + 고객'의 합성어인 이 단어는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손님을 낮잡아 이르는 말'로, 판매자의 언변에 휘둘려 제 생각을 하지 못하고 구매해버리는 소비자의 모습을 의미합니다. 아무래도 그 물건에 대한 정보가 많은 판매자가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서 고객들에게 합법적으로 돈을 벌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죠.
'호갱님'의 모습이 가장 두드러지는 상품중 하나는 바로 휴대폰입니다. 우리가 평소에 휴대폰의 출고가나 공시지원금, 요금제 등에 빠삭하게 알고 있지 않은터라, 어떻게든 소비자에게 싸다는 것을 인식만 시키면 '정말 싸게 구매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을 들게합니다. 사실은 조삼모사 격인데도 말입니다. 아니, 조삼모사를 넘어 다르게 구매하는 방법보다 더 비싸게 사게 될 수도 있는 노릇이죠.
기사에서 나온 내용도 그와 마찬가지입니다. 출고가가 89만 9000원이고 최대 50% 할인이라면, '이 핸드폰을 45만원 주고 사는거구나!'하는 생각이 드실겁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싼게 맞습니다. 요즘 핸드폰 출고가가 기본적으로 100만원은 넘어가니까 말입니다. 이렇게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주고, 그들의 핸드폰을 많이 파는 것이 LG의 핸드폰 판매 전략일 것입니다. 신제품이 나왔으니 싸게 가져가라는거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아보입니다. 저 50%할인의 조건이라면, '고객이 스마트폰을 구매해 24개월동안 사용한 뒤 제품을 반납(LG전자 프리미엄 단말기 재구매 조건)'이라고 나와있습니다. 2년 사용은 보통의 핸드폰 사용 기간이라 그렇다 쳐도, 프리미엄 단말기 재구매는 무언가 이상합니다. 프리미엄 단말기라 하면 자신들의 최신 기종의 핸드폰 모델일테고, 그것들은 보통 100만원을 호가할 것입니다. 반납이라는 조건에 핸드폰을 렌탈한다는 성격을 띄는 동시에, 그 후 고객의 강제 유치까지 노리는 것입니다.
또, 반드시 50%의 보장이 아닌, '최대 50%'의 보장이라고 나와있습니다. 제가 현재 속아넘어간 LG의 '중고폰 보장프로그램'의 경험으로 비추어 보았을때, 절대로 50%를 보장받는 경우는 없을 거라고 생각이듭니다. 저도 50% 보장의 늪에 빠져 당장 샀지만, 실제로 보장되는 금액은 20만원정도 였습니다. 대략 25%정도의 금액입니다. 남은 25%의 금액은 모두 저의 지갑에서 빠져나갔죠. 아무리 핸드폰 관리를 잘했다 하더라도, 반납한 핸드폰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이러저러한 이유로 보장 가격이 깎여나갔다고 말하는 부분이 대다수였습니다. 따지고보면, 75%의 금액을 내고 강제로 2년가량 핸드폰을 빌린 것입니다.
LG 자체의 프로그램 제도도 저런 '호갱님'을 양성할 수 있는데, 그 핸드폰을 팔아서 이득을 취해야 하는 핸드폰 대리점 사업자들은 이런걸 세세히 알려주고 판매하려 할까요? 저라고 해도 그렇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결국 우리가 이런것을 잘 판단하고 선택해야 똑똑한 소비자로 거듭나는 길일 것입니다만, 이러한 상황의 늪에서 똑똑한 소비자가 되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신중히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똑똑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하루하루 정진해야겠습니다.
출처 : http://plus.hankyung.com/apps/newsinside.view?aid=2020050563901&category=NEWSPAPER&isSocialNetworkingService=y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