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미동 사람들 중 ‘마지막 땅’ 트럼프의 식량무기화, 어떻게 대처할까?

2017-01-29 12:42

written by 김이오


시리즈/근현대문학으로 경제읽기


1. 산업화의 인간성 상실-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2. 산업화와 소외서울 1964년 겨울

3. 산업화와 도시화의 그늘, 도시빈민-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4. 도시화와 도시화의 그늘2, 부동산 투기- 원미동 사람들 중 마지막 땅

 


강노인의 땅 vs 서울 것들의 땅

 

여러분들에게 ''은 어떤 의미인가요?

 


 

양귀자의 연작소설집 원미동 사람들, 그 중 마지막 땅.’

제목처럼 이 단편소설은 땅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강노인으로 대표되는 보통의 농촌 어르신들에게

땅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당연히, 어른들에게 땅은

재산 가치 이상의 깊은 의미를 지녔습니다.

 

땅은 생명을 키워내는 밭이며

땀흘린 만큼 수확을 안겨주기에

농사를 짓는 이들에게는 정직함을 가르쳐준 곳이며

부모로부터 물려받았기에 더없이 소중했죠.

 

하지만 요즘 우리는 흙, 농사, , 열매 대신

대부분 부동산 투기를 떠올릴 겁니다.

강남, 불패, 복부인……. 이런 단어들 말이죠.

 

이러니 강노인은 서울 것들이라 부르며

땅을 수단으로만 보는 이들을 싫어합니다.

 

오늘은 먼저 연작소설, 원미동 사람들을 통해

70~80년대 경제와 사회를 살펴보고,

지금 트럼프 시대가 열리면서

우리가 직면한 식량무기화에 어떻게 대처할지도

함께 이야기나누어 보겠습니다.  

 

 

지금은 밀려나지만, 다시 편입할 거야.

 

1980년대 부천은 전형적인 낙후지역으로

서울특별시에 살고 싶지만,

경제력이 되지 않는 사람들의 열등의식과

서울로 편입하고자하는 욕망이

동시에 꿈틀거리는 곳이었습니다.

 

원미동은 그런 이들이 모여 사는

멀고 아름다운동네란 뜻으로

그들의 고단한 삶이 스며든 

역설적인 이름입니다.

 

원미동 사람들은 은혜네 가족이

서울에서 살 집을 얻지 못해 부천으로 이사오면서

시작되는 11개의 이야기입니다.

 


 

(이미지: 원미동사람들 옛날 표지)

 

원미동 23통에는 원미지물포, 행복사진관

써니전자, 강남부동산, 우리정육점,

서울미용실이 줄지어 들어서 있고

맞은 편으로 강노인이 푸성귀를 일궈먹는 밭과

무궁화연립, 김반장의 형제수퍼가 들어서 있죠.

 

누가 봐도 어울리지 않게 위성도시에 아직,

밭을 일구는 꼬장꼬장한 어르신이 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강노인인데요.

마지막 땅은 그 밭을 지키려는 강노인의 고군분투기입니다.

 

그가 미워한 서울 것들, 그 서울의 땅,

부동산 투기는 과연 누가 시작한 걸까요?

 

지금의 우리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부동산 투기, 그 뿌리를 제대로 확인해보겠습니다.

 

 

개발 이권을 통한 정치자금 마련

 

박정희정부는 3선개헌을 위한 국민투표와

대선을 치를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습니다.

이를 위해 재계인사들을 동원했으나

그간의 상납도 부담스러웠던 재계는

난감해 할 수 밖에 없었죠.

 

이에 정부는 잠실섬 매립을 비롯

각종 정부의 개발 사업 이권을 넘겨주고

정치자금을 모았습니다.

 

 

구획정리 사업

 

박정희정부는 경부고속도로 사업 자금 마련을 위해

강남의 땅을 토지정리 지구로 지정해

땅을 공공용지로 바치도록 했는데요.

70년대, 아직도 강북지역에는

전쟁재발의 불안이 남아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정부는 이 땅을 개발해 땅값을 올려주고 남은 

체비지(개발비용 충당을 위한 판매용 토지) 

팔아서 메꾸는 식이었죠.

이런 정부 주도형 개발사업의 효과로

1년 사이에 15배 땅값이 상승합니다.

이러니, 말죽거리의 신화라고 불렸다고 하네요.

 

 

정부의 땅놀이

 

땅장사를 학습한 정부는 공무원을 동원해

사전에 사들인 땅에 개발호재를 퍼뜨리고

비싸게 되파는 땅놀이를 시작합니다.

 

강북억제책에다가

명문학교를 강제 이동하여 8학군을 탄생시킨 것도

도시계획이 아닌 땅장사 때문에

정부가 주도한 정책들이었습니다



 

(이미지: 네이버 근현대사사전)

 

 

정치 자금을 은폐시킨 복부인의 등장

 

71년 대선 이후에도 강남 땅장사는 이어집니다.  

이 때 정부의 땅투기에 뛰어든 시민들 중

재력을 갖춘 이들이 복부인으로 불리며

투기를 부추긴 정부는 숨어버렸고,

아줌마의 탐욕만 언론과 여론의 뭇매를 맞았죠.



 

(이미지: 영화 '복부인' 스틸컷. 1980년작 임권택 감독.

부동산투기로 돈을 번 복부인들이 향락에 젖었다가

사기로 모든 걸 잃는다는 줄거리. 사회현상은 보여주었으나

정부의 역할에 대한 고민 없이

개인의 윤리적 문제로 그려냈다는 한계가 있다. )

 

고도성장과 높은 인플레에

73년 이후 중동지역 건설 특수 400억불,

한일협정이 8억불, 월남특수가 10억불

이 많은 돈은 저축이나 건강한 재투자가 아닌

땅투기에만 들어가 버렸습니다.  

이로써 강남 땅값은 10년 사이에

무려 200배라는 경이적 폭등을 겪었고요.

 

 

왜 이런 불편한 지적을 읽어야 할까?

 

박정희 정권에 대한 평가는 엇갈립니다.

또 국제, 정치, 문화, 각 분야의 성적도 

논외로 해야겠죠.

 

다만 근현대문학작품을 읽어내는데

그 배경이 되는 당시의 경제 상황에 대해

우리는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네 편, 내 편이 아니라

우리는 같은 민족이고,

우리의 역대지도자들의 행적에 대해

뼈아프게 성찰하지 않고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리란 법이 없으니까요.

 

비난이 아닌, 건전한 비판은

미래를 준비하는 지성인에게 꼭 필요한

학습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유로 그 어떤 대통령도

우리가 경제정책에 대한 반성을 논할 때

예외가 될 수는 없을 겁니다.   

 

 

강노인의 1, 2, 3차 대전

 

그저 밭을 일구겠다는데,

누구도 강노인을 내버려두질 않습니다.

이 강직한 노인, 강노인은 이로 인해

총 세 차례의 싸움을 치러내는데요.

 


 

우선 거름냄새가 싫은 젊은 사람들

아우성을 칩니다.

 

자연과 사람에 해를 주지 않고

바르게 농사를 지으려는 강노인의 철학은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인분으로 만든 두엄냄새는

그닥 아름답지 않았기에.

 

세상은 변했습니다. 빠르고 편한 것을 추구했죠.

이에 부응하는 싼 화학비료로 대체하라는

이웃의 성화에 강노인은 달달달 볶였지요.

 

다음은 반상회 전투.

 

마을 입구에 자리한 강노인의 땅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땅값, 집값이 오르지 않는다며

강노인에게 항의를 합니다.

 

뿐만 아니라, 봄농사를 지을 땅과 모종에

연탄재와 돌멩이를 던지는 행패도 부렸죠.

 

마지막으로 마누라의 눈물작전.

아버지의 땅을 담보로 빚을 얻어

자꾸만 사업을 벌이고 몽땅 털어먹는 아들,

그리고 아들을 도와달라 조르는 마누라.

강노인의 편은 하나도 보이질 않습니다.

 


 

 

과연 승자는?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이 있죠.

강노인도 땅처분을 결심합니다.

웬수 같지만 자식이니 모른 척 할 수 없고,

자식들에게 빚을 내준 이웃들의 사정이

그다지 좋지 않음을

강노인이 알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그는 발길을 돌려

말라가는 모종에 물을 주러 갑니다.

 

작가는 이렇게 슬며시 말꼬리를 흐렸네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그의 땅이 마지막 땅이라 불리는 건

이렇듯 돈의 위력 앞에서

생명을 키우는 신성함

정직함을 지켜온 농민들의 의지

모두 빼앗기고 눌리는 세태를 반영한 것입니다.

 


 

 

트럼프의 식량 무기화, 지금 우리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으로

식량이 전략무기화될 우려가 있다는

1219, 한 경제지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땅의 가치를 지켜온 농민들도

대부분 고령에 접어들고수출위주의 정책들에 밀려

정부는 농민들을 제대로 보호해주지 않았기에

 


 

(이미지 : 사이다경제)

 

유엔 식량 농업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26%

유엔 178개국 중 128,   

OECD 34개국 중 32번째라고 합니다.

 

,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농축산물 수입금액이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으로 701000만 달러,

전체 수입금액 중 23%를 차지했고요.

 

미국에서 수입하는 축산물과 사료곡물이

국내 축산물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염려가 있습니다.

 


 

트럼프의 도발은 시작에 불과할지 모릅니다.

세계각국의 기상이변, 자연재해는 물론

전쟁, 국제 분쟁 등의 위기 앞에서

각국이 문을 걸어 잠글 때

지금 수준의 식량자급률로는

우리는 우리를 지켜내기 어려울 듯 보입니다.

 

 

에디터의 시선

 

너무 먼 이야기처럼 들리시나요?

그렇다고 우리가 당장 지방으로 내려가

농사를 지을 수도 없는데 말이죠.

 

2030이 무슨 힘이 있냐고,

생각하셨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강력한 힘

두 가지 수퍼파워를 가지고 계신 여러분,

 

하나는 소비입니다.

 

가까운 마트에서도

우리 먹거리를 찾아 소비를 하고,

생활협동조합과 한살림등을 통해

근거리소비를 하는 것.

 


 

둘은 투표입니다.

 

농촌관련 정책이 바르고 공약을 잘 지키는지를 살펴

후원하고, 주변에 홍보하고,

그 사람, 그 정당에 귀한 한 표를 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그 정책이 잘 지켜지도록 감시해야 합니다.

 

주권자들이 사람과 정책을 보고 판단한다면

야당도 여당도 지역주의나 기대기 어려워지니

더 좋은 정책을 만들기 위해 뛰게 되겠지요

 


 

행동하고, 개선하는

생각이 젊은 사람들의 나라,

주권자가 깨어 있는 나라, 한국은

개선될 겁니다.

 


 

이런 상상으로 힘을 내며 저는

더욱 활기차게 여러분을 향해 타전합니다.

타닥타닥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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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김이오

인생은 고오통

swingheart@cidermics.com

에디터 : 김이오

인생은 고오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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