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L, 너의 죄를 사하노라

2016-12-31 19:47
경제 이야기
written by 오혜미


도를 넘어서神도깨비

 

tvN 인기드라마 '도깨비' PPL(간접광고)

정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여러분께서도 공감하시나요?

 

영화, 드라마 등에 상품을 등장시켜

간접적으로 광고하는 마케팅 방식인 PPL

(Product Placement)에 대해서

사이다경제에서도

자세히 다룬 적이 있는데요.


(참고 : 드라마 속 광고! PPL 알아보기)

 

오늘은 PPL이 이렇게 범람하게 된

이유를 살펴보려고 해요.

 

우선 PPL이 현재 얼마나 많이

나오고 있는 지 살펴볼까요?

 


 

(이미지 : tvN 방송화면)

 

도깨비는 지난 8회에서 특히 많은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는데요,

 

공유의 과거를 보여주는 장면에서

화장품(The Body Shop), 가구(iloom),

숙취음료(정관장)까지 연달아 등장하더니

자살하려는 사람을 구원하는 소품으로

'서브웨이' 샌드위치가 나오기도 했죠.  

 

이동욱이 첫눈에 반한 유인나(써니)

치킨 집에서 매일 BBQ치킨을 사오는 장면은

순도 100%의 광고로 보일 정도였어요.

 

그 밖에도 동서식품 카누, 한국야쿠르트의

하루야채, 한촌설렁탕, 달콤커피, 삼성

갤럭시 S7, 마세라티 자동차, 코카콜라의

이온음료 토레타, 베스킨라빈스31

 

이 많은 브랜드가 한 번도 아니고

시청자의 눈에 딱지가 앉을 만큼

여러 번 등장했었죠.

 

이런 것을 보면 도깨비 PPL 수익이

70억 원에 이른다는 추측이

사실에 가까운 것 같아요.

 

 

PPL의 여왕 김은숙

 

사실 김은숙 작가의 작품에서 PPL

논란이 된 것은 처음이 아니죠.

김은숙 작가와 PPL의 인연은

데뷔작인 '파리의 연인'부터 시작되는데요,

 

주인공 박신양이 소유한 자동차 회사로

GM대우( GM Korea)가 등장했었죠.

 

GM대우는 약 10억 원 미만의 광고비를

제공했는데요, 드라마가 크게 성공하면서

투자금 이상의 효과를 얻었다고 해요.

 

그 때부터 시작된 김은숙 작품 속 PPL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여러 차례

징계를 받기도 했어요.

 

'파리의 연인'은 방송위원회(현 방송통신

심의위원회)로부터 관계자의 징계와

시청자에 대한 사과조치라는 다소 엄한

조치를 명받았고,

 

드라마의 상당 부분이 '본죽' 매장을

배경으로 진행되었던 드라마 '시티홀'

경고 조치를 받았어요.

 

15억원 규모의 간접광고를 받은

'신사의 품격'주의 조치를 받았으며

가장 최근 PPL의 새역사를 썼다는

'태양의 후예'권고 조치를 받았죠.

 


 

(이미지 : SBS 방송화면)

 

 

PPL은 불법?

 

2000년대 초반까지는 별다른 관련 법규가

마련되지 않았어요.

 

방송국들은 징계를 받지 않는 선에서

암암리에 PPL 투자를 받았는데요,

점점 그 시장이 커지자 2010 1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졌답니다.

 

방송법에 따르면 간접광고는 전체 프로그램

시간의 5%, 전체 화면의 4분의 1

넘지 못하며, 방송 전 광고가 포함되어 

있음을 자막으로 고지해야 하는데요,

 

위의 조항만 지킨다면 PPL을 해도 좋다고

사실상 허용한 것이기 때문에 이후

수많은 드라마에서 제작비 마련을 위해

적극적으로 PPL을 활용하기 시작했답니다.

 

최근엔 '무한도전'등의 예능 프로그램에도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죠.

 

 

드라마를 만들려는 자,

제작비의 무게를 견뎌라.

 

PPL이 합법적이라고 해도 요즘 부쩍

그 정도가 심해진 것 같은데요,

 

그 이유는 최근 드라마 제작비가 웬만한

영화 제작비 수준으로 높아졌기 때문이에요.

 

한국콘텐츠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2013

한국 드라마 1회당 평균 제작비는

3~4억 원 정도였는데요, 현재는

1회당 평균 제작비가 5~6억 원 대까지

오른 상황이라고 해요.

 

미니시리즈가 평균 16회라고 하면,

드라마 1총 제작비는 최소 80에서

최대 100억 대를 훌쩍 넘는 것이죠.

 

이는 흥행한 한국 영화 제작비와

비슷한 수준인데요,

 

언론사 보도에 따르면 '부산행' 115, '

검사외전' 85, '밀정' 140, '터널'

100억 대의 제작비가 들었다고 해요.

 

영화 제작비와 비슷한 규모의

드라마 제작비는 어떻게 마련될까요?

 

 

제작비 마련,

PPL이 최선입니까?

 

요즘 방송국 자체 드라마보다 외주제작사와

함께 만드는 드라마가 더 많은데요,

방송국은 제작비 중 평균 40%에서

70%만 부담한다고 해요.

 

예를 들어서 100억 원대 드라마의 경우,

방송국에서 지원해주는 70억을 뺀 나머지

30억은 외주제작사에서 마련해야 하죠.

 

이 때 제작사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이

간접광고판권을 판매하는 것인데요,

판권 수익은 방송국과 나눠야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간접광고 PPL의 의존도가

커질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영화투자기업에게 티켓 판매로 얻은

금전적 수익을 돌려줄 수 있는 반면에,

 

드라마투자기업에게 돈이 아닌

광고 효과만 돌려줄 수 있기 때문에

'광고효과'를 내세워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그만큼 작품에 브랜드 노출이 많아야 하죠.

 

제작사가 앞서 말한 30억 정도의

광고비를 끌어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지

알 수 있는 사례가 'PPL의 후예'로 불린

'태양의 후예'인데요.

 

그렇게 많은 상품을 노출시켜야만

30억 정도의 광고비가 유치된다고 해요.

이런 드라마 제작 현실이 'PPL의 여왕'

김은숙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미지: KBS 방송화면)

 

물론 드라마가 방송되기 전후로 배치되는

15초짜리 TV광고들의 수익도 있고,

tvN 같은 케이블에서는 '중간광고'

있기 때문에 오로지 PPL 수익으로만

제작된다고 할 수는 없어요.

 

그러나 드라마 시작 전후에 붙은 광고비는

제작사의 수익이 아닌

방송사의 수익이 되는 상황이고,

 

중간광고는 작품 수익으로 연결되긴 하나,

지상파 3사에서는 중간 광고를 두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요.

 

해외드라마와 영화의 영향으로 시청자들의

수준은 계속 높아지고 있고,

모바일과 온라인 채널들이 확장하면서

TV시청률은 떨어지는 상황에서

 

드라마가 투자금을 유치할 길은 결국은

PPL이 최선이라고 할 수 있죠.

 

 

좋아, 자연스러웠어

PPL의 작품화

 


 

(이미지 : 네이버 영화)

 

그런데 드라마 제작비를 충당할 최선책이자

필요악인 PPL은 늘 나쁘기만 할까요?

PPL은 작품의 독이 될 수 밖에 없을까요?

 

상품을 작품 속에 완벽하게 녹여내서

오히려 PPL 덕을 본 영화들도 있어요.

 

대표적인 사례로는 영화 'ET'의 허쉬초콜릿,

'부시맨'의 코카콜라, '캐스트어웨이'의 페덱스,

그리고 '공동경비구역JSA'의 초코파이

등이 있는데요,

 

이 상품들은 영화 안에서 중요한 장치로

쓰이면서 작품에 완벽하게 녹아 들었죠.

 


 

(이미지 : SBS)

 

드라마에서도 좋은 PPL 사례가 있는데요.

 

추억의 드라마 SBS '천국의계단'

회전목마를 기억하시나요?

 

그 회전목마가 있던 롯데월드는 드라마의

주된 배경이자 상징이 되었고, 그 덕분에

100억 원 정도의 광고 효과를 얻었다죠.

 


최근 작품들에서도 성공사례가 있습니다.

 

tvN '응답하라 1994’에서는 '빙그레',

'해태' 등의 브랜드가 주요 등장인물의

별명이 되어 빈번히 언급되었고,

 

응답하라 1988’에서는 가나초콜릿의

옛날 TV광고가 그대로 나왔고,

'월드콘','팔도도시락면', '롯데제과'등의

브랜드도 여과 없이 보여주었죠.

 

그러나 이 모든 PPL '응답하라' 시리즈

특유의 시대성을 보여주는 장치로 쓰여서

시청자의 몰입을 오히려 도와주었죠.

 

JTBC '미생'의 맥심 커피 역시

직장인의 비애를 상징하는 수단으로 쓰이며

성공적인 PPL 사례가 되었어요.

 


 

(이미지 : tvN 방송화면)

 

그러나 도깨비에게 위의 작품들처럼

PPL의 작품화를 요구하긴 어려운데요,

 

왜냐하면 도깨비는 특수효과가 많고

대부분 신인 배우였던 응팔보다

톱 배우들이 많이 출연해서 지출이 큰 만큼

홍보해야 할 PPL의 수가 훨씬 많기 때문이죠.

 

 

그 어려운 일을,

해내야 하지 말입니다.

 

작품에 광고를 끼어 넣어서 글을

망치고 싶은 작가가 있을까요?

 

PPL 걱정 없이 오로지 작품에만 몰입하는 것은

보는 시청자만큼이나

작가도 원하는 일입니다.

 

일례로, '태양의 후예'에서 가장 유명했던

PPL 장면인 자동주행 키스신은 협찬사인

현대차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다고 해요.

 

제작사는 해당 키스 신은

작품에서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PPL을 최대한 줄이고 싶다는 입장이었지만,

 

이례적으로 큰 금액을 협찬한 현대차가

자동주행 기능이 부각되는 PPL을 강하게 요구해

결국 그 뜻에 따르게 된 것이죠.

 


 

(이미지 : KBS 방송화면)

 

뛰어난 작품을 만들기 위해

PPL을 끌어들였지만, 그것 때문에 역설적으로

좋은 작품이 되지 못할 수 있는 가운데서

결국 해결은 작가의 손에 달렸습니다.

 

오늘 9회의 방송을 앞둔 도깨비는

이제 이야기의 절정 부분에 다다랐는데요.

 

더 이상 시청에 방해되지 않도록

PPL을 담아내는 그 어려운 일을

스타 작가님은 해줄 것이라고 한번 더 믿어봅니다.

 

 

 

에디터 : 오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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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88@cidermic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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