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가치 있는 사람입니까?'에 답해줄, 카프카의 '변신'
2016-12-1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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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이야기
written by 김이오


시리즈/ 자본주의와 친해지기

 

1)자본주의 사회 제대로 살펴보기

하나. 자본주의의 생산, 유통, 소비를 거꾸로 살펴보다. /토스터 프로젝트

두울.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신의 가치는 얼마입니까? / 카프카 변신

 


자본주의 사회 속

당신의 가치는 얼마입니까?



사람답다는 것?

 


 

사람과 벌레는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요?                                               

어느 날 벌레가 되어버린 남자가 있습니다.

카프카의 소설, 변신의 주인공인데요.

 

우리는 이 남자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

그리고 결말을 통해서

인간의 가치를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사랑과 필요의 함수

 

가족, 친구, 연인들을 떠올려봅시다.

사랑하니까 필요한 걸까요,

아니면 필요하니까 사랑하는 걸까요?

 


 

오빠 외제차 있어?”

누님, 오천만 땡겨줄래요?”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도구화 되고,

자본이나 생산물이 주체가 되어 사람들이

쓸모로 서로를 판단하는 사회가 되어버렸죠.

 

이런 현상을 칼 마르크스는 소외라고 부릅니다.

 

 

사회•경제학 속 소외란?

 

더 자세히, 무언가를 가지기 위해서

예전 사람들은 필요한 만큼 노동을 했고

그 과정에서 기쁨을 얻었습니다.

일종의 성찰이었던 거죠.

 

그러나 이제 소유라는 결과에만 집중해서

사람의 가치보다 생산물의 가치가 높아지고,

사람들은 생산물보다 화폐를 더 가지려고

집착하게 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농사로 덕을 쌓아가던 농부가

더 많은 쌀을 얻으려고 화학비료와 농약을 써서

땅은 황폐해지고, 돈을 많이 준다는 사람에게

급기야 땅을 팔아 버리기까지 하는 거죠.

 

돈만 있으면 힘든 노동을 하지 않고

쌀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내 사랑 돈돈돈.

 


 

돈에 눈이 멀어서 말이죠.

 

 

소외는 깊어지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생산수단이나 자본을,

지나치게 많이 가진 이가 생겨납니다.

 

노동이 효율을 위해 분화되어

완성품을 만드는 과정을 통찰할 수 없으므로

노동자들은 노동의 기쁨을 누릴 수 없고,

노동의 대가도 화폐로 맞바꾸므로

결과물도 향유할 수 없죠.

 

이렇듯 노동자와 자본가, 노동자와 가족도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기 어려워

점점 소외되어간다고 마르크스는 지적합니다.

 


 

그리고 산업화 사회의 특징으로만 여겼던

이런 문제는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죠.

 

 

가족이란 이름의 경제공동체

 

늙은 아버지, 천식을 앓는 어머니, 그리고

열일곱의 어려서 생활능력이 없는 여동생.

주인공인 그레고르는 이 가족 내에서

가장의 역할을 맡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는 수치와 슬픔을 느끼죠.

 

어느 날 그레고르는 해충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서 보아야할 것은

가족 내 영향력의 변화입니다.

 

누이동생은 지금껏 경제적 역할이 없기에

그녀에게 화를 내는 일이 잦았던 가족들도

그레고르에게 먹이를 주고 그의 방을 청소하며,

그의 상태를 살펴 알려주는

그녀의 을 전적으로 인정해주기 시작합니다.

 

(만약 정상으로 돌아온다면) 경제를 책임질

그레고르를 돌보고 있는데다,

그레고르의 상황이 어떤지

정보를 갖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죠.   

 

 

경제력에 따라 태도가 달라지는 사람들

 


 

아버지는 그레고르를 향해 사과를 던집니다.

그레고르의 등에 박힌 사과는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가죠.

이런 아버지의 행동,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동안 가족을 부양했는데,

지나친 행동이다.

VS

더 이상 가족이 아닌 벌레일 뿐,

가족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다.

 

 

그레고르의 변신으로,

그가 얻은 것과 잃은 것은

각각 무엇이었을까요?

 

쓸모가 있었던 시절의 그는

가족의 사랑을 받았을 겁니다.

하지만 화폐와 맞바꾸어 버렸기에

시간은 늘 부족했겠죠.

 


 

이제 그에게는 경제력이 없어서

가족의 사랑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대신 시간은 많이 남았네요.

 

 

애착을 끊어낼 결정적 사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가족입니다.

그리고 호전될 거라는 희망도 남아있죠.

하지만 먹이도 관심도 줄어가고

그의 방에는 잡동사니가 쌓여갑니다.

 

절실히 그레고르는 가족과의 소통을 원했습니다.

동생의 연주를 들으려고 나왔던 그는

하숙인들에게 들키고 맙니다.

그러자 하숙인들은 그간의 비용도 내지 않고

즉각 방을 비우겠다고 합니다.

 

누이동생도 그레고르를 괴물이라 지칭하며

그에게서 벗어나도록 애써야 한다고 말합니다.

모든 도리를 다했고,

누구도 비난하지 못하리라고.

 

이들의 태도, 그 심중을 살펴볼까요?

하숙인들은 이 기회에

조금이라도 돈을 덜 낼 궁리를 하네요.

                                                                            

누이동생을 비롯한 가족들을 움직인 건

하숙이 끊길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더 선명히 말하자면, 가족의 애착보다

생계가 우선하는 상황인 겁니다.

 

그레고르가 이렇게 죽어갑니다.

그레고르는 정말, 없어져버려야 할까요?

여러분이 그레고르라면 어떻게 할까요?

 

 

에디터의 시선

 


 

다짜고짜 도입부터

주인공이 벌레로 변하는 이 소설의 설정.

비현실적으로 보이시나요, 아니면

차라리 사실적으로 느껴지시나요?

 

자본주의 사회 오늘의 한국에서는

부양의무로 인해 장애가 있는 자식을

목졸라 죽이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이런 현실이기에 제 경우에는 이 소설이

판타지가 아닌 다큐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부모나 자식, 반려자나 누군가를 부양할 때

우리는 흔히 이라는 비유를 듭니다.

 

한 가정의 가장인 제 지인은 담담한 목소리로

이렇게 이야기하더군요.

 


 

부양가족을 짐이라고 생각했을 때는

그 짐의 무게만 느껴졌는데,

그 책임을 라고 생각하니

자신의 중심을 잡아준다는 느낌이 들었고

무게보다는 감사한 마음이 커졌다.  

 

여유로운 사람들이 유혹에 빠지거나

나태해질 때,

자신을 잡아주는 배의 밑짐 말입니다.

 

거꾸로,

부양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

우리는 어떻게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을지

자본주의는 묻고 있습니다.

 

당신은 가치 있는 사람인가?’

경제력이라는 잣대 하나로 말이죠.

 

우리는 이 단일한 기준, 그 틀을 깨고

다시 또 다시

서로의 가치를 발견해 나갔으면 합니다.

우린 저마다

하나밖에 없는 귀한 존재니까요.



 

에디터 : 김이오

인생은 고오통

swingheart@cidermics.com

에디터 : 김이오

인생은 고오통

swingheart@cidermic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