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책, 제목이 매출을 좌우한다! (2) 책 편

2016-10-25 18:59

written by 정호철


2. 매출의 연금술사

 


지금까지 영화의 사례를 살펴봤는데요.


  

사실 영화의 경우는 재개봉을 하더라도

제목만 바꿔 재개봉하는 경우는 없어서

원래 제목과 바뀐 제목이 매출에 미친

구체적인 영향을 따져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이랬으면 정말 망했겠다라고

생각만 해볼 뿐이죠.

 


하지만 책은 어떨까요?

 

제목이 <꿈을 찾아 떠나는 양치기 소년>

이라는 한 책이 있었습니다.

혹시 읽어보신 적 있나요?

 

아니들어보지도 못하셨을 겁니다.

철저하게 흥행에 실패했거든요.

 


몇 년 후 이 책은 제목을 바꾸고

다시 출간하게 됩니다어떻게 됐을까요?

 

수 년간 국내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차지하며

100만 권 이상이 팔려나갔습니다.



 

전세계 판매부수 1억 권을 넘긴 이 책은

바로 파울루 코엘료의 <연금술사>입니다.

파울로 코엘료는 당시에

"왜 이제 와서 <연금술사>가 한국에서

인기를 끄는지 모르겠다라는

인터뷰까지 했다고 하는데요.

 

<연금술사>라는 새로운 제목은

그야말로 매출을 '연금'해주었죠.

 

 

3. 상실한 판매 부수



 

<연금술사>처럼 제목을 바꿔 재출간해

큰 성공을 거둔 책 이야기를 또 해볼까요?

 


바로 우리나라 독서 팬들에게

아주 인기가 많은 무라카미 하루키

(이하 하루키) <상실의 시대>입니다.

 

1987년 일본에서 출간된 이 책은

저작권 개념이 미비했던 1988,

국내 3개 출판사가 출간한 적이 있습니다.

<노르웨이 숲>이라는 원제 그대로 말이죠.

결과는 어땠을까요?

 


역시 <꿈을 찾아 떠나는 양치기 소년>처럼

망하고 말았습니다.



 

하루키는 궁금했죠.

일본에서 600만 부가 팔린 책인데,

왜 한국에서는 팔리지 않는지요.

 

(발행처인 고단샤에 따르면 이미 2009년에

일본에서 1천만 부가 넘게 팔렸다고 합니다)

 

문학사상사는 '제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하루키의 양해를 얻고 제목을 바꿉니다.

 

젊은이들이 이상을 좇다 좌절하는 내용이

당시 국내 현실과 맞아떨어진다 하여

<상실의 시대>로 제목을 바꾼 것인데요.

 


이때부터 <상실의 시대>는 그야말로

날개가 돋친 듯이 팔려나갑니다.

 

지금까지 국내 누적 판매부수가

200만 권을 넘는다고 하네요.

<상실의 시대> '상실'했던 판매 부수를

되찾아준 제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상실의 시대> vs <노르웨이의 숲>



 

<상실의 시대>를 둘러싼 제목 공방전은

이후에도 계속되었습니다.

 

전 세계 36개국 이상 국가에 출간된 이 책은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원제와 다르게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는데요.

 


'노르웨이 숲'이라는 제목에

큰 애착이 있었던 하루키는

<상실의 시대>로 책이 유명해진 후에

출판사에 제목 수정을 요청했지만,

문학사상사 측에서 거부했다고 합니다.

 

이후 민음사가 하루키와 판권계약을 맺고

원제 그대로 <노르웨이의 숲>을 출간했는데,

같은 내용다른 제목을 가진

두 책의 경쟁이 아주 볼만해졌죠.



 

(국내 저작권법은 지적재산권협정에

가입(1995)하기 전 출간된 책은

개정판을 내지 않는다면

계속 출판권을 보장해주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저작권 개념이 없어서 벌어진 해프닝이지만,

두 권은 번역자도 달라 소제목부터 문장까지

미세하게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상실의 시대> <노르웨이의 숲>을 비교하며

읽을 수 있게 된 독자들에게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되었습니다.


  

책이라면 표지영화라면 포스터와 함께

작품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제목!

 

소비자들이 이 작품을 볼 지 안 볼지도

바로 제목이 결정하기 때문에

제목의 중요성은 정말 크다고 할 수 있겠죠!

 


작품을 잘 표현하면서도 보고 싶게 만드는

멋진 제목은 무엇이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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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정호철

책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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