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스킵(SKIP)할 수 없는 광고의 비결

2018-01-10 18:47
경제 이야기
written by 류광현


 


스킵하지 않은 내 손에 감사하다? 


광고 영상은 15초마저 지루합니다.  

30초가 넘는 광고는 폭력에 가깝죠.  


그래서 사람들은

원하는 동영상을 보기 전에 뜨는

광고를 나름의 방식으로 견디는데요,


음소거를 누르거나

15초 정도만 지나면 뜨는

스킵(SKIP) 버튼을 재빠르게 클릭합니다.  


검지 근육을 긴장시키고  

13초, 14초, 15초, 스킵! 



(광고 영상의 스킵 버튼 ⓒ네이버TV)


그런데 이런 스킵을

잊게 하는 광고가 있습니다.


정확히는 광고가 아니라

특정 앱을 소재로 한 영화긴 하지만,


원래 보려던 영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스킵을 누르지 못하게 만드는

이 콘텐츠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두 개의 빛: 릴루미노' ⓒ네이버 영화)


바로 허진호 감독의 영화

'두 개의 빛: 릴루미노'입니다.  


스킵하려고 15초를 기다리다가  

영화를 다 본 사람이  

벌써 1천만 명이 넘었습니다.  


유튜브 조회 수만 현재

12,717,940회(1월 10일 기준)를 기록했으며,


페이스북과 주요 포털 및 공식 채널의

본편 조회 수까지 합치면 이 영상은

1천만 명이 훌쩍 넘고도 남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졌을 것입니다. 



'두 개의 빛: 릴루미노'는

어떤 영화일까? 


영화는

시력을 차츰 잃어가는 인수(박형식)와 

시각장애를 가진 수영(한지민)

시각장애인 사진동호회에서 만나

사랑을 키워가는 로맨스물로,


시작하는 연인의 알콩달콩한 감정이  

아주 달콤하게 그려집니다.


('두 개의 빛: 릴루미노' ⓒ네이버 영화)


일반 로맨스 영화와 다른 점은

시각장애를 가진 두 주인공이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려고

애쓰는 모습이 부각된다는 점인데요,  


두 사람은 상대의 사진을 몰래 찍어

수십 배 확대하기도 하고

주변 사람에게 생김새를 물어보기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압권은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등을

연출한 로맨스의 대가 허진호 감독이,


삼성전자의 VR과 VR용 앱 릴루미노

'사랑하는 사람을 처음으로 보는 순간'을  

극적으로 그린 장면입니다.


(허진호 감독과 두 주연 배우 ⓒ네이버 영화)


해당 장면을 통해 이 영화는

예술과 광고로서의 기능을

모두 충실하게 수행하는데요,


이런 장면이 가능했던 것은

영화 안에서 예술과 광고의 역할

현명하게 배치했기 때문입니다.


영화 제목에서 '두 개의 빛'은 주제를,

'릴루미노'는 소재를 나타냅니다.


주제에서는 예술을

소재에서는 광고를 담아냄으로써

광고 예술이 만났을 때 나올 수 있는

최적의 결과물의 사례를 만든 것입니다.



('두 개의 빛: 릴루미노' ⓒ네이버 영화)



착한 기술 '릴루미노'


그렇다면 이렇게 영화로까지 만들어

홍보하는 기술 '릴루미노'란 무엇일까요?


릴루미노는 '빛을 되돌려주다'라는 의미의

라틴어에서 유래된 이름인데요,


저시력자의 불편을 해소하고자 개발한

VR용 앱 '릴루미노'는 삼성전자의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C-Lab)을 통해 

1년 만에 빛을 본 아이디어입니다.


(왼쪽부터 삼성전자 사내 벤처 육성 C-Lab 김용남 프로, 조정훈 CL, 김승찬 프로 ©삼성전자) 


이들은 시각장애인 중 86%

앞을 전혀 볼 수 없는 '전맹'이 아니라,


시력이 극도로 낮은

'저시력자'라는 사실에 주목해  

사물을 더 뚜렷하게 볼 수 있게 하는

앱을 개발했다고 밝혔죠.



(삼성전자)


릴루미노 앱은 10만 원대의

VR기기와 연동되어

시각 장애인의 눈 역할을 하게 되는데요,


기존의 1,000만 원을 호가하는

시각 보조기기의 가격 부담을

확 낮추었다는 점에서

'착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제부터 시작된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세계 최대 정보기술 전시회 

CES 2018에서도 착한 기술로서

전 세계에 소개될 예정입니다.



광고와 예술이 만나면 


이렇듯 '두 개의 빛: 릴루미노'는  

삼성전자의 VR과 VR용 앱의 광고를 위해  

제작 지원을 받은 영상입니다.  


즉, 사람들이 그렇게 싫어하는  

간접광고(PPL)인 것이죠.


(참조-드라마 속 광고, PPL이란?)


그런데도 수많은 시청자는  

스킵 버튼을 누르지 못한 채  

영화를 끝까지 감상했습니다.  


왜 사람들은 '두 개의 빛'에 감동하고  

간접광고에 거부감을 보이지 않았을까요?



('두 개의 빛: 릴루미노' ⓒ네이버 영화)


'두 개의 빛: 릴루미노'는

다른 간접광고와 지향점이 달랐습니다.


릴루미노를 광고하려고  

저시력자의 삶을 끌어온 것이 아니라

저시력자의 삶을 풀어내려고  

릴루미노를 하나의 소재로 사용한 것입니다.


허진호 감독은

릴루미노의 개발 이유와 활용 가능성을  

낯설지만 의미 있는 장면으로 연출했습니다. 


릴루미노의 기능을

일방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릴루미노로 변한 주인공의 생활에  

시청자를 초대하죠. 


그렇게 함으로서 '두 개의 빛: 릴루미노'에서  

릴루미노의 가치는

소품 그 이상으로 확대되는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 높여


이 영화를 통해 삼성전자가 얻은 것은

릴루미노의 홍보가 아니라

브랜드 가치의 제고입니다. 


시각 장애를 가진 사람의 생활이  

사소한 제품을 통해  

얼마나 확장되는지를 보여주면서,


이렇게 세상을 바꾸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삼성전자의 브랜드고 힘이라고

널리 알리는 것이죠.



(삼성전자)


새로운 기술을 채택한 제품이 나올 때마다

우리 생활은 급격히 변합니다.


삶의 가치는 변하지 않지만

그 가치를 전달하는 도구는  

끊임없이 변하며  

역사에 나이테를 새깁니다.


이런 기술의 발전을 어떻게

예술로 치환할 수 있는지를

'두 개의 빛: 릴루미노'는 보여줬습니다.




오늘 '두 개의 빛: 릴루미노'

처음 접하셨다면 이 영상을

꼭 한번 보시길 권합니다.  


일상의 물건 하나가 선물한  

새로운 세상에 대해서,

그리고 광고와 예술

이렇게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확인해보세요. 

 

한지민, 박형식의 연기와  

허진호 감독의 감성 멜로는 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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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류광현

어둠을 볼 수 있다면 빛을 볼 수도 있을 거야. 그 둘은 이름만 다를 뿐이니까

abc.txt@cidermics.com

에디터 : 류광현

어둠을 볼 수 있다면 빛을 볼 수도 있을 거야. 그 둘은 이름만 다를 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