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시작된 '재벌가 갑질'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

2017-07-19 23:32
경제 이야기
written by hw




1979년 시작된 '재벌가 갑질'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 


대기업 오너 일가의 '갑질'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종근당 창업주의 아들인 이장한 회장이 

운전기사에게 폭언을 한 녹음파일이 공개돼 

사과 기자회견까지 했지만 

국민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데요,



(이장한 종근당 회장의 '운전기사 폭언' 사과 기자회견 ©KBS)


최근 몇 년 새만 따져봐도 

현대가 정일선 사장, 대림가 이해욱 부회장, 

몽고식품 김만식 명예회장 등이 

운전기사 막말 사건으로 고개를 숙였고,


그 이전에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의 경비원 막말, 

한화 김동원 씨의 보복 폭행 등 

비슷한 사례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재벌'이라는 말은 한국에만 있는 개념이라 

외국에선 'Chaebol'이라는 고유명사로 

번역해서 쓸 정도인데요, 

 

일부 재벌의 비뚤어진 갑질, 언제 시작됐고 

도대체 왜 없어지지 않는 걸까요? 


 

역사상 첫 '오너 2세 난동사건'은? 


재벌 2세의 오만방자한 행태가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진 첫 사례는 

1979년 당시 25세였던 

하명준 한국시티즌공업주식회사 이사의 

호스티스 폭행 사건으로 기록됩니다.



(하명준 이사의 폭행 사건을 보도한 당시 신문 ©경향신문)


하 씨는 호스티스에게 구혼하다 거절당하자 

옷을 벗기고 아랫배에 담뱃불을 지져 

자신의 성씨인 '하'를 새겼다고 합니다. 

 

당시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책으로 

많은 기업이 그 혜택을 누리며 성장했는데요,

하 씨의 아버지는 

전분, 상호신용금고 등 여러 회사를 거느린 

경영자로 밝혀져 공분을 샀습니다. 

 


(프라이드 폭행사건 당시 신동학 씨의 방송 인터뷰 ©MBC) 

 

1994년에는 범롯데가인

신준호 푸르밀 부회장의 외아들 신동학 씨의 

'프라이드 폭행 사건'이 파문을 낳았습니다. 

 

신 씨는 도산대로에서 자신의 그랜저 앞에 

프라이드가 끼어들자 

"건방지게 프라이드가 앞서간다"며 

벽돌과 화분으로 운전자를 내리찍었습니다. 

 

잇단 폭행과 마약, 음주운전 등 

온갖 기행으로 집안에서 거의 방출된 그는 

2007년 태국의 한 호텔에서 

실족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족사

: 산이나 다리 등에서  

발을 헛디뎌 떨어져 죽는 일 

 

 

영화로도 만들어진 ‘재벌의 일탈’ 

 


(영화 '베테랑' 포스터 ©CJ엔터테인먼트) 

 

SK 일가인 최철원 전 M&M 대표의 

일명 '맷값 폭행'은 

아직도 회자되는 충격적 사건입니다. 

 

최 씨는 2010년 SK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탱크로리 기사를 불러 

야구방망이와 주먹으로 폭행한 뒤 

'맷값'이라며 2,000만 원을 줬습니다. 

 

'돈이면 다 된다'는 재벌가 사고 방식을 

그대로 보여준 이 사건은 

영화 '베테랑'의 소재가 되기도 했습니다. 

 


안하무인 재벌, 왜 안 없어지나 

 


(땅콩 회항 사건 이후 자숙 중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YTN) 

 

막장 드라마의 단골 소재이기도 한 

재벌가의 안하무인 행동, 

왜 계속되는 걸까요? 

 

"한국에는 6·25전쟁 이후부터  

경제 성장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었으며,

재벌이 경제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이런 이유로 재벌을 엄격히 처벌하지 않았고 

폭행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것이다."

ㅡ LA타임스 

 

또 능력이 검증된 오너 후손에게 

기업을 물려주는 문화가 정착된 해외와 달리,

 

'무조건 경영 세습'이 일반화된 

한국 기업 문화의 병폐가 

일련의 '인성 논란'에서 드러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창업 1세대들은 

경제가 어려웠던 시절 맨주먹으로 시작해 

차근차근 성과를 쌓아 올려갔기에 

근검절약과 공동체 정신이 

몸에 배어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합니다. 

 

창업 2세대까지만 해도 

부모의 고생을 직접 보며 자랐기 때문에 

몸가짐을 조심하는 습관이 있는 편입니다. 

 

문제는 3,4대부터 특히 많이 발생합니다. 

선대의 부를 그대로 물려받았고 

회사에서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승진해 

인성 교육이 부족한 사례가 많다는 것이죠. 

 

재벌가 자제들의 폭행과 폭언 사건이 

2010년대 들어 급증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안하무인 재벌 캐릭터가 등장하는 드라마 '백년의 유산'의 한 장면 ©MBC)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유명 기업인 일가의 일탈은 

국민들에게 큰 분노와 박탈감을 줍니다. 

 

'기업인이 더 존경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오너 일가의 자기반성과 

사법제도의 공정성 확보가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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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hw

신문공장 노동자

hw@cidermic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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